[윤석준의 차·밀]트럼프의 화웨이 때리기

목표는 중국의 군사용 반도체

윤석준 | 기사입력 2018/12/27 [22:53]

[윤석준의 차·밀]트럼프의 화웨이 때리기

목표는 중국의 군사용 반도체

윤석준 | 입력 : 2018/12/27 [22:53]

 

미중 무역 전쟁은 확대일로다.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차원을 넘어 정치·군사적 영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공간적으로는 제3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화웨이의 CFO 멍완조우(孟晩舟)체포를 계기로 무역전은 정치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왜 화웨이일까?

 

서방의 매체들은 화웨이 뒤에 중국인민해방군(PLA)이 있다고 본다. 화웨이 창설자 런정페이(任正非)의 성장 배경은 군이다. 국가안전국(NIS) 출신으로 보도되는 선야팡(孫亞芳) 최고경영자도 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화웨이가 중국인민해방군의 첨단 무기 개발과 사이버전에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가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을 지원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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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과학기술 영역으로 번진다.핵심은 반도체다.

 

최근 미국과 서방 주요 국가들은 화웨이 제품의 정부 조달을 막고 있다. 화웨이의 5G 시장 구축도 막는다. 화웨이가 중국군에 첨단 장비 및 무기 생산을 위한 반도체 부품을 제공한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강대국 위상을 만끽하던 미국에 후발주자인 중국이 도전장을 내자,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동력을 상실시켜 지정학적으로 동아시아에 가두기 위한 선제공격이라는 평가이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우세를 보인 반면, 중국은 미국과 서방국가의 반도체 하청공장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해외 유수 반도체 회사의 인수 및 합병을 통해 반도체 설계와 생산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자 미국의 견제가 시작됐다. 중국의 반도체 능력을 ‘공장’ 역할에만 가두어 두려고 『Made-in-China 2025』 저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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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시작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 이전인 2015년 오바마 행정부는 인텔(Intell)사가 반도체 기술을 중국회사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였으며, 2016년에 독일이 중국 투자회사가 독일 반도체 업체를 인수하려는 것을 금지한 조치에서 이미 나타났다. 결국 올 초 미국 정부가 미국내 중국 반도체 현지회사 ZTE(中興)에 대해 이란에 핵심 과학기술을 불법으로 유출하였다면서 제재에 나섰고, 이제 타깃은 화웨이로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는 어떻게 군에 적용됐나?

 

화웨이의 중국군과의 연계성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중국병기집단공사(中國兵器集團公司)가 발행하는 『병기(Weapon)』 2019년 1월호가 소개한 중국 반도체의 군 적용 사례에서 추측할 수 있다. 이 잡지는 “중국 반도체 설계 및 생산 능력이 미국 등 서방과 거의 비슷해졌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잡지는 중국 내 국영/민간 정보통신 기업들의 반도체가 적용된 사례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베이도우(北斗)인공위성
독자형 Type 002형
항모Type 055형 구축함 
J-20 스텔스기 개발

 

이들에게 반도체를 제공한 업체로는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中國電子科技集團公司: CETC), 중국전자소식산업집단공사(中國電子信息産業集團公司: CEIC),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中國航天科技集團公社: CASTC), 중국과학원대학(中國科學院大學: UCAS) 그리고 정두화웨이전자과기유한공사(成都華微電子科技有限公司) 등이 지목됐다. 이들이 운용하고 있는 산하 전문연구소가 개발한 독자적 반도체 제품이 군용 장비와 무기에 적용됐다는 얘기다.

 

이 잡지는 중국 내 국영 정보통신 회사와 연구소의 혁신적 반도체 생산, 인공지능 수행 다기능 프로그램 개발 등이 중국군 첨단 장비와 무기 적용된 사례를 들면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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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민간용 과학기술의 군사부문 사용이다.

 

중국 CETC 산하 제14연구소가 민간용 양성자 전자를 군용으로 사용하여 항공기 탑재용 양자 레이더(量子雷達)를 개발하였고, 제29연구소와 제36연구소는 민간용 마이크로웨이브를 이용하여 칭지에(菁戒) 및 JN3141 무인기 격추총을 개발하였다.

 

둘째, 독자형 반도체 개발이다.

 

CETC 제14연구소와 CASTC가 공동으로 300MHz-300GHz 대역, 1평방밀리미터-10평방밀리미터 크기 MMIC(單片微波集成電路的縮寫)와 DSP(數字信號處理機)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미 육군 AN/TPQ-49 Lightweight Counter Mortar Radar(LCMR)과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독자형 YLC-48 대포병 레이더 개발에 성공하였다고 소개하였다. 특히 CETC사 산하 제29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槐芯一號’ 반도체는 CS-C100 무인기와 JY-300 무인 공중정찰기에 탐지정보처리체계에 적용되었으며, 제28연구소는 ‘槐芯二號’ 반도체를 개발해 USSC-3000 무인기 통제체계와 JOC-100형 합동작전 지휘통제 체계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셋째, 독자적 프로그램화된 통합서키드(IC: 縮寫) 개발이다.

 

예를 들면 MCM(多晶片模組)와 CPU(中央處理器), FPGA(編程門硨列), DRAM(動態隨機取存偖器), Flash(聞存芯片) 개발이다. 이 잡지는 CETC와 CEIC가 개발한 제품들이 중군군 감시, 정찰 및 추적 경보기에 탑재한 정보수집 장비 개발의 신호처리체계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제13연구소와 제55연구소는 군사용 GaSa(硨化鎵), GaN(焱化鎵), Si(硅)를 개발하여 이들 반도체가 함정과 조기경보기에 탑재하는 각종 대공/대함 레이더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미지, 동영상, 디지털 지휘체계, 정보화 및 생정보화(bioinformation) 그리고 암호화 처리에 있어 혁신적인 정보처리 속도, 용량 그리고 신뢰성을 갖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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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CETC의 제14연구소가 개발한 독자형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전화하는 ‘화준(華濬)二號’ DSP(數字信號處理器)는 미국과 서방의 Xiinx, Altera, Lattice, Microsemi사의 제품 보다도 우수하다면서, 이를 사용하는 미 F-35 스텔스기와 같이 중국 J-20 스텔스기에도 사용하고 있어 성능상 차이가 거의 없다고 평가하였다.

 

넷째, 인공위성과 탄도 미사일용 반도체 개발이다.

 

CASTC 산하 제771연구소와 제772연구소가 『909 반도체 개발계획』에 의해 지난 20년 간의 연구개발 노력을 통해 개발에 성공한 독자형 HWD-4000 FPGA(編程門硨列)를 러시아에 수출하는 성과를 보았으며, 현재는 중국의 군사용 인공위성와 탄도 미사일 개발에 핵심 반도체로 사용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정두화웨이전자과기유한공사(成都華微電子科技有限公司)와 중국과학원대학(中國科學院大學: UCAS)가 공동으로 개발한 6-Channel 16 Bit DAC/ADC와 NID-64 640512 Cooled MCTND 정보처리기는 미국과 서방국가 제품과 비교시 약 5∼8년 차이를 보이나, 중국군 전자전 장비와 무기에 적용시는 거의 동일한 안정성, 신뢰성 그리고 지속성을 평가받는다고 보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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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중국군이 생산하는 장비와 무기의 외형과 성능 보다 그 이면에 들어가 있는 독자형 반도체와 각종 프로그램화된 통합서키드(IC: 縮寫)가 더 관심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은 더 이상 러시아 장비와 무기를 역설계하는 수준이 아닌, 미국과 서방 국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훔치고 모방하여 독자적 첨단 장비와 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이 화웨이사 손보기에 다소의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이는 종국적으로 중국군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는 주된 이유이다.

 

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2011년 12월31일 제대 이전까지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한국해군에 복무했으며, 252 편대장, 해본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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