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데모의 끝판왕을 보여준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공문

박근혜 정권 청와대 지원받고 ‘탄핵 기각’ 외친 단체들

임병도 | 기사입력 2019/10/01 [20:12]

관제데모의 끝판왕을 보여준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공문

박근혜 정권 청와대 지원받고 ‘탄핵 기각’ 외친 단체들

임병도 | 입력 : 2019/10/01 [20:12]

 

‘오늘 검찰청 앞에서 관제데모의 끝판왕을 봤다. 진정한 국민의 분노가 뭔지는 10월 3일에 보여주마’ (자유한국당 민경욱)

지난 9월 28일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주최 측 추산 200만 명의 시민이 참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관제데모의 끝판왕을 봤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민 의원은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참석한 인원이 많은 이유가 문재인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대검찰청 앞에서 취재를 했던 기자가 볼 때는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민주당 지역위원회 등 정당 조직이 참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시민들도 소셜미디어에서 돈을 모아 버스를 대절하자는 의견에 동조해서 자체적으로 상경한 것이지, 정당이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개입한 사실은 전혀 없습니다.

 

박근혜 정권 청와대 지원받고 ‘탄핵 기각’ 외친 단체들

 

‘관제데모’는 중앙정부나 공공기관 등이 개입해 정부 등의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벌이는 시위를 말합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 공무원을 통해 시민들을 강제로 집회에 동원하는 행태가 빈번하게 이루어졌는데, 이를 ‘관제데모’라고 합니다.

 

 

관제데모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사라졌다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부활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위안부, 국정교과서 등 이슈 때마다 친박 단체들이 박근혜 정권을 옹호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했을 때는 탄핵 기각을 외치며 집회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지시로 전경련이 삼성 등 기업에서 돈을 걷어 <어버이연합>이나 <엄마부대>, <고엽제 전우회> 등의 극우단체에 지원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절 보여준 극우단체의 집회가 전형적인 ‘관제데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집회 참가 인원 할당량까지 명시한 자유한국당 장외집회 동원 공문

 

자유한국당은 10월 3일 개천절에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장외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9월 28일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가자가 예상외로 많아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만약 10월 3일 집회에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석자보다 적은 인원이 모인다면 반문재인 세력이 약하다는 증거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이 10월 3일 집회를 앞두고 각 지역에 내려보낸 공문

 

3일 집회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소속 국회의원과 시·도당 위원장,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등에게 보낸 공문 내용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보낸 공문에는 ‘지역의 보수우파 단체, 지역 향우회 등 민간사회단체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 및 안내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공문에는 각 지역별 할당량도 나와 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 ‘원내당협위원장 400명, 원외당협위원장 300명’,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각각 ‘원내당협위원장 250명, 원외당협위원장 150명’ 등으로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150명,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100명을 동원하고 국회의원실 보좌진들은 전원 참석이라고 적어 놨습니다.

 

특이하게 공문에는 피켓을 제작할 경우 ‘당협위원장 및 당협 명 적시 불가’라며 만약 당협위원장과 당협명이 기재된 피켓을 현장에서 제재 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문 내용을 보면 당협 등 조직이 관여한 사실을 감추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동원된 인원이라면 민심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시선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강제동원 집회해봤자 지지율 오르지 않는다

▲국회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올리는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 올라온 자유한국당 집회 강제동원을 비판하는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페이스북 ‘여의도 옆 대나무숲’은 국회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곳입니다. 25일 인증을 받은 글에는 ‘야당이 백날 주말 강제동원집회하고 사람 모은 그림 언론에 내비쳐도 지지율 절대 오르지 않는다’라는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 보좌진으로 보이는 작성자는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때와 지금 (자유한국당) 집회의 차이점은 자발성의 유무”라며 “지금 당장 내부적으로 전 보좌진 강제동원령, 지역 당원 강제차출·동원수에 따라 당무실적 적용 같은 짓거리 백날 한다고 국민적인 공감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뇌부를 보면 정말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라며 당 차원에서 벌이는 집회 강제동원을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보좌진으로 보이는 이도 “시국이 미쳐 돌아간다는 거 이해는 한다만 제발 우리 일 좀 하게 놔둬라”라며 “매주 토요일마다 시위한다고 뭐가 나아지나, 원내에서부터 잘 싸우라고 해라 좀”이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자유한국당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주말마다 장외집회가 열리면서 쉬지 못했던 까닭에 불만이 쌓여 있었습니다. 특히 의원실 업무 일 년 중 가장 바쁜 국정감사 기간에 보좌진까지 동원해 집회에 참석하는 중앙당 정책에 반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관제데모의 끝판왕이라고 주장하지만, 10월 3일 집회 준비 과정을 보면 오히려 전형적인 관제데모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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