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민간인 사찰, 일명 프락치사건 제보자 인천 증언대회

강규수 | 기사입력 2019/11/18 [14:51]

국정원 민간인 사찰, 일명 프락치사건 제보자 인천 증언대회

강규수 | 입력 : 2019/11/18 [14:51]

지난 15일 오후 7시 민주노총인천본부 강당에서 국정원 민간인 사찰 제보자 증언대회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피해자 인천 구명위원회(이하 인천구명위) 주최로열렸다.

자리에는 제보자인 김모씨가 직접 참석하여 사찰의 경위와 제보를 한 이유, 그리고 지금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증언했다.

 

▲ 지난 15일 오후 7시 민주노총인천본부 강당에서 ‘국정원 민간인 사찰 제보자 증언대회’가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피해자 인천 구명위원회(이하 인천구명위) 주최로열렸다. 사진제공=인천구명위 

 

-증언의 주요 내용-

 

Q. 국정원이 제보자에게 어떻게, 무슨 내용으로 접근했나.

경제적으로 아주 힘든 상황에서 수차례 접근하여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계속 거절했으나 회유를 했고, 몇 차례 경제적으로 도움을 받은 뒤에는 협박을 계속하여 협력할 수밖에 없었다.

201410월부터 시작했는데 국정원 직원은 아직 100여 명에 이르는 RO 잔당이 남아있어 이들을 소탕해야 한다며 사찰의 목적을 말해 주었다.

 

Q. 왜 제보하게 됐나.

국정원에 협력하며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꼈다. 사찰 대상자뿐만 아니라 제보자인 나에게도 인간 이하로 대했다. 국정원에 협력하는 동안 살아도 사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만나는 사찰 대상자들이 국정원과는 다르게 나에게 인간적으로 대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주고 내 어려움을 알고 도와주려 했다. 국정원과 사찰 대상자 사이에서 참을 수 없는 갈등을 느끼다가 이렇게 살 수 없어 제보하게 됐다.

 

Q. 사찰을 할 때 주로 어떤 활동을 했나.

국정원에서는 주요한 사찰 대상자를 지정해 주었고, 어떻게 접근하면 되는지, 접근하여 어떤 이야기를 나오게 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 주었다. 그러면서 그림을 그린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국정원에서 그려놓은 그림에 따라 사찰 대상자들이 말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 내 역할이었다.

국정원에서 받은 녹음기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여 사찰 대상자와의 대화 등을 녹음하고 국정원 등의 모처에서 진술서를 작성하게 했다. 이 진술서를 작성할 때 직원이 건네주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이 진술서는 나중에 법정에 제출한다고 했으며 필요하면 진술서를 다시 써야 하고 내가 법정에 나가 증언도 해야 한다고 했다.

 

Q. 협력의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얼마나 되나.

매월 200만 원을 받았고 진술서를 쓰면 그 대가로 50만 원을 받았는데 진술서의 내용이 직원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이하로 주기도 했다.

돈을 이용하여 나를 조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여성단체에서 국정원을 성매매방지특별법 등으로 고발했었는데 그 내용은 무엇이었나?

국정원은 나를 데리고 다니면서 유흥업소에 함께 가자고 했었다. 함께 불법을 저지르며 동료의식을 가지게 만드는 것 같았다. 그때마다 카드를 사용하여 결제했는데 법인카드라고 추측된다.

나는 성매매를 하지도 않았고 가고 싶지 않아 차라리 그 돈을 달라고 했더니 네가 협력을 잘 하면 돈을 줄 것이다, 이 돈은 다른 돈이다며 비웃기도 했었다.

 

Q. 올해 최근까지 국정원에 협력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에서도 계속 민간인 사찰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인가.

맞다. 내가 프락치 활동을 시작한 건 박근혜 정권 때였고 언론을 통해 제보한 건 문재인 정권때다. 촛불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시작됐음에도 사찰활동을 계속하길래 불안하여 문재인 정권에서 계속해도 괜찮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당시 직원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때도 우리는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며 상관없다고 말했었다.

국정원 직원의 말처럼 문재인 정권에서도 변함없이 민간인 사찰은 계속됐다.

 

Q. 국정원이라는 기관에 맞서서 싸우고 있는데 두렵지는 않은지.

두렵다. 국정원 직원도 내가 제보할 것을 우려해서 네가 제보하면 국정원과 사찰 대상자 등 양쪽에서 공격을 받을 것이라며 협박을 했었고, 제보할 때 그런 것도 생각하고 제보했었지만, 지금은 내가 사찰했던 분들이 오히려 나를 도와주고 있는 상황이다. 국정원의 협박이 틀렸다.

국정원에 협력하기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진실을 얘기하니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다. 이 자리를 빌려 내가 사찰한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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