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책임자를 해경 중요 보직에 앉힌 문재인

부활시킨 해경이 해경 기획조정관에 고명석을 앉혔다.

김승주 | 기사입력 2019/04/16 [01:21]

세월호 참사 책임자를 해경 중요 보직에 앉힌 문재인

부활시킨 해경이 해경 기획조정관에 고명석을 앉혔다.

김승주 | 입력 : 2019/04/16 [01:21]

문재인이 부활시킨 해경이 해경 기획조정관에 고명석을 앉혔다.

고명석이 누구인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장비기술국장이었던 그는 세월호 참사 대응을 위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 대변인을 지냈다. 한마디로 해경과 해수부의 ‘뻥 구조’의 대표 ‘입’이었던 것이다.

이런 자를 해경 청장도 될 수 있는 주요 보직에 임명한 것이다. 해경 기획조정관은 직급이 치안감(2급 공무원 상당)인 자리로, 해경 안에서 청장과 해경 차장을 잇는 서열 3위 자리이다.

문재인은 9월 13일 해양경찰의 날에 참석해 치사하면서 해경 개혁을 주문했다. 그 행사에 세월호 유가족도 초청해, 유가족을 위해서라도 해경이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은 해경의 이런 엿먹이는 인사를 보여 주려고 세월호 유가족들을 그 자리에 초대했던 것인가? 우롱도 이런 우롱이 없다.

〈경향신문〉은 이 자를 “세월호 대변인”이라고 부르며 “수색 상황 등을 차분하게 전달하며 혼란에 빠졌던 ‘진도 현장’ 분위기를 급히 추스[른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과장을 넘어 진실을 왜곡하는 오보 수준의 평가다.

참사 당시 범대본은 세월호 참사 초기에 실종자 구조 상황을 전달하는 유일한 창구였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은 고명석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미 당시부터 해경·해수부의 극악무도한 거짓말에 격렬하게 항의했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희망은 왜 가라앉았나 세월호 침몰의 불편한 진실’ 편)

당시 해경은 ‘잠수사 500~700여 명을 투입해 총력 수색 중’이라고 계속 거짓말을 해댔고 언론들 대부분이 그대로 받아 썼다.

그러나 해경의 잠수 작업 일지를 〈뉴스타파〉가 분석한 결과, 2014년 4월 16일부터 6월 7일까지 하루 평균 투입 잠수사는 50명 남짓에 불과했다. 24명이나 14명만이 투입된 날도 있었다.

또한, 해경과 유착한 것으로 의혹을 산 언딘을 “경찰보다 뛰어난 구난업체”라고 추켜세워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고명석의 생방송 브리핑 도중, 분노한 민간 잠수사 윤부한 씨가 단상에 올라와 고명석의 거짓말을 폭로하다가 쫓겨난 일도 있었다.

이 상황은 동영상으로 퍼져서 유명해졌는데, 당시에도 세월호 참사 수습 현장의 실상을 드러낸 장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안전행정부 장관 강병규가 격려 장면을 연출하려고 출동하려는 잠수사들을 붙잡아 악수를 하고 가라며 작업을 지연시킨 일을 폭로한 것이었다.)

이처럼 고명석은 세월호 침몰을 ‘참사’로 만드는데 일조한 핵심 책임자다. 그런데도 그는 처벌은커녕 오히려 정권을 넘나들며 승승장구했다. 2014년 11월 국민안전처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5년 12월 치안감으로 승진해 서해해양경찰청장을 지냈다. 결국, 문재인 정부 하에서 해경 “넘버 3”가 됐다.

이번에 승진한 세월호 참사 책임자는 또 있다. 새 해경의 수사정보국장(3급 공무원 상당)이 된 여인태가 바로 그 인물이다.

이 자는 참사 당시 해경 경비과장이었는데, 승객 대부분이 선내에 남아 있고 배가 계속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연히 보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여수해양경비안전서장, 해경 안전감찰관실 감사담당관을 거쳐 승진했다.

9월 13일 문재인은 해경의 날 치사에서 “국민의 명령을 전한다”며 “조직의 명운을 걸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국민이 다시 한번 기회를 주었다”고 했다.

“무사안일주의, 해상근무를 피하는 보신주의, 인원수를 늘리고 예산만 키우는 관료주의 등[을] … 철저하게 청산해야 한다 … 무능과 무책임 때문에 바다에서 눈물 흘리는 국민이 없어야 [하므로]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면밀하게 복기하고 검토하여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이번 해경의 인사는 바로 무사안일, 보신주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복기 대상이 돼야 할 세월호 구조 책임자들을 승진시킨 것이다. 해경은 국민이 준 또 한 번의 기회를 새로운 모욕의 기회로 삼았다.

그러나 해경 개혁을 주문한 대통령 자신이 세월호 참사 해결 공약을 앞장서서 어기고 있으니, 해경이 파렴치한 인사를 떳떳하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재인은 정부 차원의 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던 공약을 8월에 공식 철회했다. 그러면서 “(2기 세월호 특조위를 위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믿[는다]”하고 말했다. 자기 책임은 저버리면서 국회에 공을 넘겨 버린 것이다.

그런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임명도 관철 못 시키고 우파들의 기만 살려주는 새 여권의 깜냥을 보면, 새로운 세월호 특별법을 온전히 통과시킬 것이라 믿기 힘들다.

문재인 정부의 기조가 (책임자 처벌과 진상 규명,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제도·관행의 개혁이라는) 세월호 참사의 진정한 해결 방향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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